[중앙 칼럼] 한미동맹 강화에 나선 새 정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거침 없는 ‘솔직함’을 보여서다. 그는 후보 시절 한미관계가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고, 북한 핵문제를 비판하며 선제타격을 언급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한 포석이라 해도 ‘외교 아마추어’라는 비판이 나왔다. 외교적 수사와는 거리가 멀어서였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은 표정 관리, 중국은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는 모습이다. 북한은 ‘국가의 근본이익’ 침해시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에 직결되는 세 나라가 새 정부 출범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윤 당선인은 대선 후 외교정책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공식창구를 통해 새 정부의 외교정책을 발표하는 모습은 안정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목표가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라고 발표했다.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위해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인수위는 “한미 간 긴밀한 조율 하에 예측가능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대북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북정책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현하겠다.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정책을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구축해 우리 외교의 중심축을 튼튼히 하겠다. 남북미 3자간 소통을 위한 대화채널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면 한미공조를 통해 대북 지원과 경제협력, 그리고 평화협정 논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열강 속 한반도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안보강화 및 경제발전에 꼭 필요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김영삼 정부는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선제공격을 반대했고, 김대중 정부는 ‘이 사람(this man)’이란 말을 들으면서도 부시 행정부에 남북 평화정착 중요성을 설득했다. 두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이해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를 천명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아시아태평양 외교정책을 실사구시 자세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간과했고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모습만 보였다. 결국 문 정부의 일방통행은 미국과 북한 양측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렇다 할 외교성과 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 정부 수립 후 70여년 동안 한미동맹 중요성이 간과된 적은 없다. 다만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주체적이고 독자적인 대북정책 열망은 커졌다. 민의가 정책에 반영되는 민주주의 덕분이다. 새 정부는 시대정신으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안보강화와 경제발전을 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독재정권이 탄생했다느니, 대미 굴욕외교를 볼 것이라는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 나왔다. 이성적이지 않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에 도움도 안 되는 자세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자국 이익의 극대화다. 냉정한 힘의 논리를 행동으로 옮기는 나라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에 나서기로 한 이상 한국 국민과 한인사회도 일단 응원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가 미국 행정부를 제대로 파악하고 조율하길 바라자. 윤 정부는 한국의 이익, 한반도 평화정착 극대화라는 소명을 다해야 한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 칼럼 한미동맹 강화 한미동맹 강화 윤석열 정부 정부 출범